건선은 전 인구의 약 0.5-1%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서 피부의 면역반응에 이상이 생겨 재발을 잘하는 대표적인 만성 피부병입니다. 건선은 피부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함으로 인하여 고기 비늘 같은 인설이 덮힌 두꺼운 판 모양의 피부발진이 특징적인 질환입니다. 전신 건강은 큰 문제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각질이 과도하게 탈락하는 피부발진으로 인하여 삶의 질이 떨어지고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입니다.
그러나 환자들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으로서, 난치성 만성 피부병인 건선에 대한 탁월한 치료제들이 최근 들어 속속 개발됨으로 인하여 피부과 치료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질환이 바로 건선이라는 점입니다.
건선의 임상형에는 판상건선, 물방울모양건선, 농포건선, 박탈건선 등이 있습니다.
① 판상건선: 가장 흔한 임상형으로서, 생선비늘과 같은 인설이 덮인 구진이나 더 크기가 큰 판 모양으로 발생하는 임상형입니다. 피부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잘 생기는 부위로는 외상에 쉽게 노출되기 쉬운 팔꿈치, 무릎, 엉덩이나 이마 등이 있습니다. 건선의 초기 증상으로 두피와 이마의 경계부를 따라 하얀 인설을 동반한 빨간 피부발진이 판 모양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두피에서 발생한 경우, 인설이 덮인 피부발진이 소위 ‘비듬’과 매우 유사하여 ‘지루습진’으로 오진할 수 있습니다.
② 물방울모양건선: 작고 붉은 반점이 갑자기 온 몸에 퍼져서 마치 물방울을 뿌려 놓은 것 같은 피부 증상을 보이는 임상형입니다. 편도선염이나 인후염과 같은 상기도 감염 후에 세균의 독소에 의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선의 다른 임상형에 비하여 비교적 예후가 양호하여 자연치유되는 경우도 있으나, 어떤 경우는 재발하면서 판상건선으로 이행하기도 합니다.
③ 농포건선: 판상건선과 매우 다르게 노란 농과 같은 ‘농포’가 주 증상인 임상형입니다. 손바닥과 발바닥에만 국한되어 농포가 발생하는 경우를 ‘국소형 농포건선’이라고 하고, 전신에 농포가 발생하는 경우를 ‘전신형 농포건선’이라고 합니다.
④ 박탈건선: 아주 심한 형태의 건선으로서 전신의 피부가 빨갛게 변하면서 각질이 과도하게 떨어지는 임상형입니다.
자각증상인 가려움증이 없거나 비교적 약하면서 두꺼운 인설이 덮인 홍반성 판이 심하게 발생하는 전형적인 ‘판상건선’이 가장 흔하며 이런 환자들을 진단하는데 임상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 가려움증을 동반하면서 피부발진이 발생하는 경우 피부과에서 흔한 질환인 ‘습진’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두피에서 발생하는 ‘두피건선’의 경우비듬이 주 증상인 ‘지루습진’으로 오진하기 쉽습니다.
임상 소견만으로 건선을 진단하기가 어려운 경우 피부 조직검사를 받으셔야 하며,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건선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올바르게 치료하기 위해서는 건선 전문의의 도움을 꼭 받으시길 바랍니다.
건선의 여러 치료법 중에서 건선의 증증도에 따른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건선은 평생 관리해야 되는 질환으로서 환자 각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맞춤형 치료’가 장기적인 안전성이나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건선의 심한 정도를 가리키는 ‘중증도’를 진단하는 것이 건선을 치료하기 전에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건선의 중증도는 ① 전체 피부면적에서 건선이 차지하는 면적을 계산하는 체표면을 평가하거나 ② 건선 발생의 면적 뿐만 아니라 증상의 심한 정도를 복합적으로 평가하는 PASI (Psoriasis Area Severity Index) 측정법의 두 가지 방법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① 체표면을 이용한 중증도 평가
몸 전체의 총면적인 체표면 중에서 건선이 발생한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하는 방법입니다. 손가락을 포함한 손바닥의 면적을 체표면의 1%로 간주하여 계산하는데, 1-100%까지 표시할 수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증상이 심한 것을 의미합니다.
경증 건선: BSA <3%, 중등증 건선: BSA 3-10%, 중증 건선: BSA >10%
② PASI 중증도 평가
‘PASI 점수’가 건선의 중증도를 가리키는 지표로서 가장 정확하며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건선이 침범한 피부의 정도, 홍반(피부 발진의 빨갛기)의 정도, 판이 두꺼워진 정도(두꼐), 각질의 정도(인설)의 심한 정도를 포함시켜 평가하는 복합지수입니다.
-PASI는 0-72까지 표시할 수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건선의 증상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증 건선: PASI < 7, 중등증 건선: PASI=7-12 점, 중증 건선: PASI >12 점
건선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이 모두 똑 같은 치료를 받지 않고 본인의 중증도에 따라 치료법이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환자의 경우라 할지라도 건선 치료에 의하여 중증도가 변하게 되면 새로운 치료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약물요법은 특정 약물을 계속하여 사용하지 않고 약효나 부작용 여부에 따라 치료 도중에 다른 약물로 바꾸는 순환요법(rotation therapy)를 권하고 있습니다. 경증 건선은 주로 피부 연고를 도포하는 국소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비교적 심한 증상을 보이는 중등증 내지 중증 건선은 광요법이나 약물요법을 병행해야 원하는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건선 치료제로는 비타민 A (retinoic acid)제,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제, 메토트랙세이트(methotrexate)제가 있으며, 각자 환자의 중증도나 기저질환이나 반응 정도에 따라 최적의 약물이 결정됩니다.
중증의 건선 환자들에게 희소식으로는 생물학제제(biologics)라는 주사제가 개발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건선에 대한 여러 생물학제제들이 개발되어 있어서 치료효과가 획기적이면서 장기간 치료에 대한 안전성이 높은 치료제로서 세계적으로 널리 처방되고 있습니다.
건선은 피부병 중에서 대표적인 만성 재발성 질환으로서, 전신에 피부발진이 발생하거나 과도한 각질이 떨어지는 증상 때문에 환자의 삶의 질에 현저한 저하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피부의 만성 염증뿐만 아니라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의 유발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건선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피부와 전신 건강을 위하여 매우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스테로이드로 건선을 치료하여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지만,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고 건선이 오히려 악화되는 문제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제를 대체하면서 건선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나 주사제가 잘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안전하면서 효과적인 건선의 관리를 가능하므로 반드시 ‘건선 전문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이는 정상적인 피부를 유지하여 삶의 질이 높일 뿐 아니라, 다른 대사질환들의 발생도 낮추는 효과로 인하여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있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건선은 대개 만성으로 재발하는 질환으로서, 치료 목표는 완치가 아니고 마치 당뇨나 고혈압과 같이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병입니다. 건선을 앓고 계시는 환자의 입장에서 건선이 완치되지 않는 병이라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잘 조절하면 건강에 지장없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건선은 강하게 치료하여 일시적으로 피부 증상이 사라지게 하더라도 다시 재발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과도하게 치료하는 것보다는 만족할만한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안전한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반적으로 건선에 대한 특정 치료를 시행한 후 건선 증상이 75% 이상의 호전 (PASI 75 이상의 반응)되면 그 치료법이 유효한 것으로 간주하고 치료를 유지하시면 됩니다.
건선이 피부질환 중에서 치료 면에서 가장 눈부신 발전을 이룬 질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생물학제제(biologics)’라는 주사제가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건선 환자들의 몸 속에서는 특이한 ‘염증유도물질’들이 생성되게 때문에 면역 조절 이상과 만성 염증반응이 발생하게 되어 건선이 발생합니다. 그 중에서도 결정적으로 건선의 유발에 관여하는것으로 알려진 “티엔에프-알파(TNF-alpha), 인터루킨-17(interleukin-17) 및 인터루킨-23 (interleukin-23)”과 같은 싸이토카인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이들 약물들은 세포에서 합성되는 단백질을 추출하여 제조하였기 때문에 생물학제제라고 불리게 되었는데, 단백질의 특성 상 경구 복용 시 위와 장에서 분해되어 약효를 잃기 때문에 주사로만 투여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들 생물학제제들은 인체에 매우 안전하면서도 획기적으로 탁월한 치료 효과를 보입니다. 예를 들면, 현재 처방되고 있는 생물학제제의 경우 건선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는 관해에 도달하는 경우가 약 30-50% 정도이며, 건선 증상이 90% 이상 호전되는 경우는 약 80% 이상의 환자에서 가능할 정도로 치료효과가 탁월합니다. 건선 치료를 유지하는데 기준이 되는 건선 증상 75% 이상의 호전은 90% 이상에서 달성이 가능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처방되고 있는 대표적인 생물학제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티엔에프-알파 계열 생물학제제: 휴미라(에브비)
② 인터루킨-17 계열 생물학제제: 코센틱스(노바티스), 탈쯔(릴리)
③ 인터루킨-23 계열 생물학제제: 트렘피아(얀센), 스카이리치(에브비)